좋은 것들로만 이루어진 세상은 없다. 아름다운 것들로만 이루어진 세상도 없다. 내려올 때는 다시 올라갈 희망을, 올라갈 때는 내려갈 수도 있다는 통찰을 품어야 한다.

   콘서트를 기획하는 사람, 음악 프로그램을 선곡하는 사람, 연설문을 준비하는 사람, 영화를 만드는 사람의 공통점이 있다. 모든 장면, 모든 순간을 강조해서는 안 된다는 공통점이다.

   초보 기획자는 모든 장면과 모든 순간을 최고의 것으로 만들려 한다. 그러나 숨 가쁘게 몰아치기만 해서는 좋은 콘서트가 될 수 없다. 좋은 것도 강요하면 불편해진다. 강조하려는 장면이 있다면 그것을 위해 배경처럼 지나가는 장면도 있어야 콘서트의 흐름도, 방송의 흐름도, 영화의 흐름도 완성되는 것이다.

   그렇다 좋은 것으로만 이루어진 세상도 없고, 아름다운 것들로만 이루어진 세상도 없다. 강렬하고 느슨한 흐름의 조화가 좋은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처럼 인생도 그럴 것이다. 때론 성장하고, 때론 쉬어가며 파도 타는 서퍼처럼 생(生)의 흐름에 몸을 맡겨야 한다. 내리막길을 갈 때는 다시 올라갈 것이라는 희망을 품고, 상승세일 때에는 내려갈 수도 있다는 통찰을 품을 수 있어야 한다.

글출처 : 삶이 내게 무엇을 묻더라도(김미라, 쌤앤파커스) 中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