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다른 것이 아니라 나의 생각이다.

우리는 다름 아닌 우리의 생각이다.

 

 

우리는 생각이 같으면 상대를 끌어안고 생각이 다르면 내칩니다. 그것은 다 생각이 '나' 라고 믿는 오해로부터 비롯된 것입니다.

 

"종교적인 마음으로 보면 우주는 神의 생각으로 가득 차 있고 그것은 공간을 통해 퍼져 나가 지금의 세계를 이룬다." 라마 고빈다의 말입니다.

 

'내가 나의 생각' 이라는 믿음과 달리 그는 '우주가 신의 생각' 이라고 했습니다. 또한 힌두교의 베다 같은 경전에서는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우주가 '神의 꿈' 이라고 강조합니다.

 

우주가 신의 꿈이라….

 

그렇다면 우리는 단지 신의 꿈속에 출연하는 인물들일 뿐일까요? 

 

인간이 신의 꿈인지, 아니면 신이 인간의 꿈인지 인간의 생각은 끝없이 그 사이를 오락가락하며 이리저리 판단하고 분별합니다. 생각만으로도 우리는 공간을 이동하거나 과거의 미래를 왔다갔다 하지요.

 

"나는 다른 것이 아니라 나의 생각이다." 라는 말이 결코 틀린 말은 아닙니다.

 

말을 배운 뒤 우리는 떠오르는 생각을 모두 말로 바꾸어 머릿속에 저장합니다. 그런 머릿속 생각의 태풍을 잠재우고, 말의 태풍을 잠재우고 나면 우리는 고요를 경험하게 됩니다.

 

끊임없이 재잘대는 머릿속의 말을 멈추게 한다면 우리의 본성과 만나게 될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대부분 내 머릿속이 분주하다는 사실조차 모르고 살아갑니다. 

 

하나의 대상을 택하고 단 일 분만 그 대상에 주의를 집중해보십시오. 침묵의 일 분 동안 아무 생각 없이 마음을 모아 오로지 대상을 바라보는 데에 몰입해보십시오.

 

마음의 고요를 경험하고 싶다면 먼저 말을 멈추십시오. 그리고 머릿속 생각을 멈추십시오. 생각을 멈추기가 힘들다면 적어도 생각을 말로 바꾸는 일이라도 멈추어 보십시오.

 

글 출처 : 이 별에 다시 올수 있을까(김재진 산문집, 시와시학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