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의 산골 마을에 가면 지붕에 풀을 키우는 아주 독특한 집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그곳에서 지붕은 집이 끝나는 지점이 아니라 자연과 이어지는 출발점이 됩니다.


   노르웨이 사람들은 주로 언덕 아래에 집을 짓는데, 지붕은 언덕의 흐름과 조화를 이루게 한다고 합니다. 지붕에는 길고 추운 겨울에 대비해 풀을 키웁니다. 지붕에 풀을 키우면 자연스럽게 보온이 되고, 눈이 많이 쌓여도 빨리 녹게 된다고 합니다. 그래서 노르웨이에서는 지붕 위에서 염수가 우는 모습도 가끔 볼 수 있습니다(물론 북유럽의 다른 나라나 일본 북부 지방에서도 지붕에 풀을 키우는 경우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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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붕에 풀을 키운다는 것. 인간은 자연의 일부이며, 자연의 품속에서 가장 평화롭다는 것을 신앙처럼 믿는 노르웨이 사람들에게는 아주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지붕에 풀을 키우듯 우리도 무언가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 영혼의 지점에 아름다운 꽃을 피울 수도 있지 않을까요?


   황량해진 마음에, 상처로 굳어버린 마음에, 냉소로 무장된 영혼에 타인과 교감하는 풀이 자랄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글 출처 : 나를 격려하는 하루(김미라, 나무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