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운영 체제 중에 '우분투'라는 것이 있습니다. 사용료를 지불해야 하는 다른 시스템과 달리 우분투는 무료입니다. 심지어 사이트에 들어가 설치용 시디를 신청하면 전 ㅓ세계 어디나 무료로 보내 준다고 합니다. 영리 추구가 목표인 시대에 정말 신선한 충격입니다.


   '우분투(Ubuntu)'는 남아프리카공화국에 사는 줄루 족과 코사 족을 비롯한 수백 개의 부족들이 사용하는 인사말로 '당신이 있으므로 내가 있습니다'라는 뜻입니다. 만날 때마다 '당신이 있으므로 내가 있습니다', 이렇게 인사하는 사람들을 생각해보십시오. 그 크고 맑고 선한 눈빛이 상상되지 않습니까? 이 아름다운 인사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건국 이념이기도 합니다.


   리누스 배네딕트 포르발스(Linus Benedict Torvalds)라는 이름은 컴퓨터 마니아라면 누구나 잘 알고 있는 이름입니다. 컴퓨터 황제 빌 게이츠보다 더 많은 존경을 받는 포르발스는 자신이 개발한 운영 체제를 무료로 공개하고 있습니다. 더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고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초심을 그는 지금까지도 변함없이 실천하고 있습니다. 


   그가 만든 작품 중의 하나가 바로 이 '우분투'입니다. '당신이 있으므로 내가 있다'는 우분투의 정신과 토르발스가 개발한 시스템은 참 닮았습니다. 


   토르발스는 허름한 주택에서 살고 있고, 한때 새 컴퓨터를 장만할 비용을 걱정해야 하는 순간도 있었다고 합니다. 그런 상황에 처해 있을 때에도 프로그램 사용료를 받는 대신 자신에게 희망의 엽서를 보내달라고 했던 멋진 인물입니다. IT 산업으로 재벌의 반열에 오른 청년들 중에는 토르발스처럼 낡은 집에서 검소하게 사는 사람들이 많다고 합니다. 선배 창업자들의 몰락을 지켜본 탓이기도 하고, 일에 몰두하는 것 이상의 가치는 엇다는 것을 추구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우분투!"


   오늘도 이렇게 인사하고 있을 사람들을 떠올려 봅니다. 돈 대신 따뜻한 엽서를 더 가치 있게 여기는 리누스 토르발스도 떠올려 봅니다. 세상이 아직 살 만한 이를 알 것 같습니다.



글 출처 : 오늘의 오프닝(김미라, paper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