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고향 지금쯤에는
글/장호걸

내고향 영주 낙동강 상류는
참으로 우리들의 강은 보드라웠어.
아니지 축복이라 말을해도 될꺼야.
긴 모래밭에 옹기종기둘러앉아 별을해며
꿈을 키우던 우리 친구는
모두 어떻게 살아가는지.. 그립다. 아니 보고싶다.

어느 여름날 우리는 모의를 했지
강건너 아무게 염감님네 참외밭을 쑥데밭으로
만들어버렸지.

서리를 하던날 버들가지꺽어 온몸 두루감고
밤이 깊어가자 원두막에서 주무시는
할아버님 코고는 소리에 신호하여
살금살금 참외밭으로 기어가서 닥치는데로
덜익은 참외만 듬뿍 따다가 그리도 맛있게 먹었지
먹다먹다 남은 참외는 모래밭에 묻어두고
뒷날에도 뒷날에도 서리했던 참외를 먹고
배탈이나 읍내병원 신세를지고 말았지,

나는 지금도 그노인을생각하면 웃음을 참지 못하겠어,
노발대발 화를 내시면서 진작 우리가 작당 한것을 알면서도
어느놈의 손목인지 잡히기만 해라!!!
그정겨운 할아버님이 살았던 고향.

지금은 고인이 되셨지만
뵙고싶다. 고향가면 한번 산소엘 찾아뵈어 야지...

여름 이면
밤이 왜 그렇게 기다려 지던지,
삼삼오오 강가 모래밭에 나와
술래잡기, 여자들 목욕하는 모습도 훔쳐보기도 하고...

축복받은 모래밭에누어 저무수한 별을 세면서
저별은 나에별 저별은 너에별
참으로 우리의 꿈은 이렇게 영글어 같지.

우리 동네는 도둑도 없었고
누구네 숱가락 몇개까지도 헤아리는
누구네 제사라든가 누구네 생일이
언제인지를 우리는 모두가 나누었지

고향이 변했어, 낮선얼굴 들이 보이더라
우리의 어린그때는 어른이나 아이나 만날때 마다
인사를 했는데
요사히 고향가 보면 눈만멀뚱 거리고 아니면
아예 모르는척 지나가더라.

한번은 친구 아들같은데, 이놈이 그냥 지나가더군
그놈을 불러놓고 아빠 잘계시지 하니
그제서야"예" 하더군

고향 동무들아, 너무 세상에 억메어 살지마라
너무 금욕에 눈멀지 마라, 그냥별을 헤던 기다려지는 밤처럼
베풀며 살아보자, 세월 참 빠르구나 그치.....

어제같던 개구장이 시절을 꿈 속에서나 누려
볼른지?

고향 동무들아
가고싶다, 그때만 생각하면 가슴이 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