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애 삼존불

청하 권대욱

사리탑 도솔천을 찌르고
연향이 작은 돌탑을 휘돌아가면
석가 스승 미소는 세상의 광명

천 년의 이끼가 화강암에 자리 들고
겹들여 쌓여온 염원은
관세음의 장삼 자락에 스며든다

부처바위는 어디 가고
접시꽃 세 송이 붉은 미소 닮아있다

두 손 모아 합장하고
향불 피우는 그 아낙도 아무런 말이 없다
풍경소리
서너 번에 내 상념 멈추고
산비둘기 멧바람에 간 길을 감춘다

빗소리가 들리어도
애틋한 소망 어린 촛농이 쌓이어도
불암사 마애 삼존불은
이 큰 바위에 서서 그냥 미소만 내어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