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포리에 가고 싶습니다

청하 권대욱

먼 기억의 끄트머리에
망향가 피어나는 철 지난 바다 있었습니다

참 먼 곳, 아주 먼 곳
새파람 불어올 것 같은 그 작은 월포리 갯마을에
언제 가볼는지 여태 기약 한 번 못했습니다

별 하나도 찾지 못한
여명의 느긋한 장막 한 꺼풀 벗겨 내고
조가비 구멍 파고든 시큼한 잔물결 위
멸치떼 찾는 갈매기 하얀 날갯짓에
그리움 담은 소망 하나도 얹어두고 싶습니다

꿈의 날, 고향바람 불어오면
덜 익은 감나무 아래서 호작질 하던 작은 아이가
구겨진 흑백의 흔적 따라 걸어가고 있습니다

언제 부슬비 슬그머니 내리는 날 오면
울 어무이 닮은 물안개 더불어  
하얀 모래밭에 해당화 꽃 피워내던
월포리 갯마을에 가고 싶습니다


*월포리: 포항시 북구 청하면에 있는 어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