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이 든다는 것... ♡
    
    
                           - 김한규 -
    
    
    
    아름답게 나이 든다는 것... 
    
    그것은 끝없는 내 안의 담금질 
    
    꽃은 질 때가 더 아름답다는 순종의 미처럼 
    
    곧 떨어질 듯 아름다운 자태를 놓지 않는 노을은 
    
    구름에 몸을 살짝 숨겼을 때 더 아름다워 
    
    비내리는 날에도 한 번도 구름을 탓하는 법이 없다.
    
    
    우아하게 나이 든다는 것... 
    
    그것은 끝없이 내 안의 샘물을 길어 올려 
    
    우리들의 갈라진 손마디에 수분이 되어주는 일 
    
    빈 두레박은 소리나지 않게 내려 
    
    내 안의 꿈틀거리는 불씨를 
    
    조용히 피워내는 불쏘시개가 되는 일 
    
    
    아름답게 늙어간다는 것... 
    
    불쑥불쑥 튀어나오는 욕망의 가지를 
    
    피를 토하는 아픔으로 잘라내는 일 
    
    혈관의 동파에도 안으로 조용히 수습하여 
    
    갈라진 우리들의 마른 강물에 봄비가 되어주는 일 
    
    
    그리하여 너 혹은 나의 처진 어깨를 펴 주고 
    
    가끔은 나를 버려 우리를 사랑하는 일이다.
    
    추하지 않게 주름을 보태어 가는 일 
    
    하루 하루의 소중함을 모르고 지낸 날들이 
    
    다만 슬펐을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