떨어진 꽃잎
    글/이병주     

    변덕 심한 봄바람
    때문에
    버티지 못하고
    지쳐버린 세월처럼
    시들어 뒹구는
    꽃잎

    돌아오는 여름날에
    벌 나비에게
    농락당하기 싫어
    한목숨 버려
    정조 지키려다
    바람에 떠밀려
    만신창이가
    되어 버렸어도

    진주처럼 아름다움
    잉태해놓고
    이슬 한 모금
    목축이며
    떠나는 여린
    꽃잎이여
    내년 이른 봄에
    다시 만나면
    지기 전 너의 모습
    꼭 챙겨놓으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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