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라도 나리소서/박임숙

찬서리 내린 가을은
지천을 그리움의 낙엽으로
붉게 물들이고

눈 내리는 겨울밤
소복이 나리는 눈 소리에
선잠 뒤척이게 한 당신

봄이 오면

점철된 서러움


알토란처럼
여문 그리움의 상흔
빗물로 소멸시킬 수 있을지

비라도 나리소서.

사랑에 앗겨 버린
먹먹한 가슴
꽃으로 환생하여 당신께
꽃 비 되어 스며들 수 있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