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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향수 / 유진오



      금시에 깨어질듯 창창한
      하늘과 별이 따로 도는 밤

      엄마여
      당신의 가슴 우에
      서리가 나립니다

      세상메기 젖먹이
      말썽만 부리던 자식놈
      어리다면 차라리
      성가시나마 옆에 앉고 보련만

      아!
      밤이 부스러지고
      총소리 엔진소리 어지러우면
      파도처럼 철렁
      소금 먹은듯 저려오는 당신의 가슴
      이 녀석이
      어느 곳 서릿 길
      살어름짱에
      쓰러지느냐

      엄마여
      무서리 하얗게
      풀잎처럼 가슴에 어리는
      나의 밤에

      당신의 옷고름 히살짓던
      나의 사랑이
      지열(地熱)과 함께
      으지직 또 하나의
      어둠을 바위처럼 무너뜨립니다

      손톱 밑 갈갈이
      까실까실한 당신의 손
      창자 속에 지니고

      엄마여
      이 녀석은 훌훌 뛰면서
      이빨이 사뭇
      칼날보다 날카로워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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