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표




          



고  향 (故 鄕)...........






갈매기 끼룩 끼룩이고
청둥오리 자맥질로 숨박질 하는 곳


동해의 일출이 동백섬을 돌아
백사장으로 파노라마를 이루다가
동쪽 끝머리 꼬리 포구에 머무는 곳


미포(尾浦)라는 작은 어촌마을
그곳이 보고 또 봐도
가고픈 내 고향이라오.




꼬맹이 통통선
새벽 어둠을 뚫고 출어하여
아침 햇살을 등에 업고
갈매기 앞세우며 귀항하는 곳.


뱃길 바다 가운데 허리뜸 돌에선
바위 틈새로 추러렁 추러렁
하얀 포말 일렁이며  
따개비,성게,홍합,참게들
둘러앉아 재잘 거리는 곳.


선창에선 아낙네들 떠드는 소리
아침을 여는 소리
그곳이 차마 잊을수 없는  
내 정든 고향이라오.




해월정 오르막 길가에 서서  
오륙도, 태종대, 광안대교,
동백섬이 한눈에 보이는 곳


동해 남부선의 정겨운 기적소리, 기차들  
이제는 사라진 수영 비행장, 해운대 골프장,
장산의 큰 안경...
솔방울 따 불고 마른가지 뿐 질던
어린 나뭇꾼의 흔적들...
이제는 가만히 망막의 벽장 속에 남아 있는 곳


너무 너무 추억이 아려서
타향에선 도저히 치료 할 수 없는 곳
그곳이 보고 또 봐도
가고픈 내 고향이라오.




자맥질로 소라 전복 따다 팔고
우뭇가사리, 진도박등 바다풀 꺽어올려
햇볕에 말려 모아 용돈 줍던 곳


여름이면 해수욕장에 구덩이 파놓고
멀찍이 엎드려 키키득거리는
아릿한 동심에 빠져드는곳.




정월 대보름이면 새까만 인파를
달집 태우며 두손모우고
뛰며 연날리고 쥐불 놀이에
달 뜨는 줄도 모르고 달맞이 하는 곳


그곳이 차마 잊을수 없는
내 정든 고향이라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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