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편지 / 茶香 조규옥 
    
    겨울입니다
    
    마지막 남은 
    달력 한장이
    유난히도 펄럭이는걸 보니
    그도 떠나고 싶은가 봅니다.
    
    그 곱던 단풍잎 지고
    억새꽃 떠난 빈 산에
    하염없이 눈이 내립니다.
    눈 내리는 눈길을 따라
    그대에게 갑니다.
    
    들을 지니고 언덕을 넘어
    바람부는 강가에 서니
    갈 곳 몰라 헤메이던
    민들레 홀씨도 어디론가 떠나고
    소리 없이 강물만 흐르니
    그대 보고파 눈물 글썽입니다.
    
    겨울은 깊어 가는데
    세월은 자꾸 흘러가는데
    점점 사라져 가는 길 위에서
    발만 동동 구르는것은
    무슨 까닭인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