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보면 그런 날이 있습니다 살다보면 그런 날이 있습니다 점심은 먹었냐는 전화 한 통에 마음이 위로가 되는 그런 소박한 날이 있습니다 일에 치여 아침부터 머리가 복잡해져 있을 때 뜬금없는 전화 한 통이 뜀박질하는 심장을 잠시 쉬어가게 하는 그런 날이 있습니다 별것 아닌 일인데 살다보면 그렇게 전화 한 통 받기가 사실은 어려울 수가 있는 게 요즘 세상이라 이런 날은 빡빡하게 살던 나를 한 번쯤 쉬어가게 합니다 전화해 준 사람에 대한 고마움 그 따스함을 잊지 않으려고 닫힌 마음 잠시 열어 그에게 그럽니다 "차 한 잔 하시겠어요?" 살다보면 그런 날이 있습니다 내 입에서 차 한 잔 먼저 하자는 그런 별스런 날도 있습니다 따스한 마음마저 거부할 이유가 없기에 아낌없이 그 마음 받아들여 차 한 잔의 한가로움에 취하는 살다보면 그런 날도 있습니다 지금쯤... 전화가 걸려 오면 좋겠네요. 그리워하는 사람이 사랑한다는 말은 하지 않더라도 잊지 않고 있다는 말이라도 한번 들려주면 참 좋겠네요. 지금쯤 편지를 한 통 받으면 좋겠네요. 편지 같은건 상상도 못하는 친구로부터 살아가는 소소한 이야기 담긴 편지를 받으면 참 좋겠네요. 지금쯤..누군가가 나에게 보내는 선물을 고르고 있으면 좋겠네요.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예쁘게 포장하고 내 주소를 적은 뒤, 우체국으로 달려가면 참 좋겠네요. 지금쯤..내가 좋아하는 음악이 라디오에서 나오면 좋겠네요. 귀에 익은 편안한 음악이 흘러 나와 나를 달콤한 추억의 한 순간으로 데려가면 참 좋겠네요. 지금쯤..누군가가 내 생각만 하고 있었으면 좋겠네요. 나의 좋은점,나의 멋있는 모습만 마음에 그리면서 가만히 내 이름을 부르고 있으면 참 좋겠네요. 지금쯤..하고 기다리지만 아무것도 찾아오지 않네요. 이제는 내가 나서야 겠네요. 내가 먼저 전화하고..편지 보내고.. 선물을 준비하고...음악을 띄어야 겠네요. 그러면 누군가가 좋아하겠지요. 이 찬란한 봄날이 가기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