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머 루

    그리움을 아는 사람 / 권오범

    ~그리움을 아는 사람~
    냉이 캐고 쑥 뜯는다는 핑계로 분내 풍기며 춘삼월 냇둑 오락가락 동네 총각들 정신 맹하게 헤집어본 여자 그리움을 간직한 여자 그러거나 말거나 천근 거름지게 지고 아지랑이나 목석같이 터벅터벅 걷어차며 막바지 논다랑이 우려먹던 남자 그리움을 간직한 남자 삭정이 따러가서 다저녁때까지 끗발 재다 마지못해 청솔가지 두어 다발 쳐다놓고 골방 묵 내기 섰다판에 끼어 저녁 굶어본 남자 그리움을 아는 남자 부엌바닥에 퍼질러 앉아 우라질 청솔가지 연기에 눈물 콧물 짜내며 같이 징징 울던 가마솥바닥 닥닥 긁어본 여자 그리움을 아는 여자...!

-연주/그대 그리고 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