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단풍


      기다림/박광호


                  나는 학이 되어
                  긴 목 늘이고 동구 밖 그대 오는 오솔길에 그리움의 꽃잎을 뿌립니다. 뙤약볕에 얼굴은 타고 구슬땀 저린 가슴에 흘러 내려도 그대 내게 올수만 있다면 노을빛 강바람에 신열을 식히고 은빛 나래로 하늘에 별을 모으겠습니다. 밤 새 별을 헤아리다 정한의 세월 잡지 못해 이별 고하는 여명이 찾아 들면 나는 또 낮달에 목을 매는 기다림으로 기약 없는 세월을 손꼽으며 밤이슬과 함께 우는 두견이 돼야 하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