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무슨 일인가/류상희

흐린 하늘은
숱한 계절의 흔적인양
회색빛으로 물들었다

하늘도 아는가 보다
쓸쓸하고 고독한
내면의 소리 없는 절규를

다람쥐 쳇바퀴 돌듯 돌아온 세월
동병상련인가 계절의 진통에
하늘도 울고

꽃잎 떨어지고 난 자리마다
탄생의 기쁨 초록 열매의
초롱초롱한 눈망울들

이 무슨 일인가
문득 거울에 비친 내 검은 머리에
초여름 서리가 하얗게 빛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