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겨울로 가는 길목



진한 향기(香氣)를 뿌리는 사랑은
끝끝내 버티지 못하는
부족(不足)을 감추기 위한 본능(本能)이었음을 몰랐습니다



영원히 가슴 안에 가두고 내치지 말아야 하는 것들 중에
별리(別離)가
응큼하게도 숨어 있는 줄을 몰랐습니다



언제나
무방비(無防備)로 열어 놓은 영역(領域)이지만
그것이 살아가야 할 분명(分明)한 이유(理由)라면



가벼운 만남이나
무겁지 않은 별리(別離)가 어디 있겠는지.....



세월(歲月)은
그렇게
회자정리(會者定離)와 통정(通情)하여



불러오는 배 가린 체 조용히 다가와
만삭(滿朔)이길 기다렸다가
바람 이는 숲 속에 낳고는, 저만 홀로 가버려.....



그에게서 배웠는지
스스로 별리(別離)를 도운, 어리석은 가슴 속을
안개이듯 흐르는 유빙(流氷)조각들



그로 하여
간혹
모로 누워 흐르는 눈물에 베개를 적시다



결코, 한밤중에 발딱 일어나
문 없는 벽을 향해 뛰어나가는 허무(虛無)와
아예, 별리(別離) 모르는 가슴으로 달려오는 희열(喜悅)에



그리하여, 얼은 달빛 부서지는 숲으로 난 들길을
이 밤으로 허겁지겁 마중 나가는 꿈이
꿈만이 아니기를 바라는 날들 



눈물이었든
세월이었든
아무리 흘렀어도



이제사
지워서는 아니 되는 것들로 새삼 아파오는
겨울의 길목



오늘따라
가슴만 쫓아다니던 처연(凄然)한 두 눈이
못견디게 저려옵니다



07.11월 끝날. 邨 夫 Ador. 	


      * 겨울로 가는 길목
      
      진한 향기(香氣)를 뿌리는 사랑은
      끝끝내 버티지 못하는
      부족(不足)을 감추기 위한 본능(本能)이었음을 몰랐습니다
      영원히 가슴 안에 가두어야 하는 것들 중에
      별리(別離)가
      응큼하게도 숨어 있는 줄을 몰랐습니다
      언제나
      무방비(無防備)로 열어 놓은 영역(領域)이지만
      그것이 살아가야 할 분명(分明)한 이유(理由)라면
      가벼운 만남이나
      무겁지 않은 별리(別離)가 어디 있겠는지.....
      세월(歲月)은
      그렇게
      회자정리(會者定離)와 통정(通情)하여
      불러오는 배 가린 체 조용히 다가와
      만삭(滿朔)이길 기다렸다가
      바람 이는 숲 속에 낳고는, 저만 홀로 가버려.....
      그에게서 배웠는지
      스스로 별리(別離)를 도운, 어리석은 가슴 속을
      안개이듯 흐르는 유빙(流氷)조각들
      그로 하여
      간혹
      모로 누워 흐르는 눈물에 베개를 적시다
      결코, 한밤중에 발딱 일어나
      문 없는 벽을 향해 뛰어나가는 허무(虛無)와
      아예, 별리(別離) 모르는 가슴으로 달려오는 희열(喜悅)에
      그리하여, 얼은 달빛 부서지는 숲으로 난 들길을
      이 밤으로 허겁지겁 마중 나가는 꿈이
      꿈만이 아니기를 바라는 날들로
      눈물이었든
      세월이었든
      아무리 흘렀어도
      이제사
      지워서는 아니 되는 것들로 잔잔히 흐려오는
      겨울의 길목
      오늘따라
      가슴만 쫓아다니던 처연(凄然)한 두 눈이
      못견디게 저려옵니다
      
      07.11월 끝날. 邨 夫 Ado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