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이 꽃다발과 같다면 / 샌

사랑하는 아들아 ‘이 세상이 꽃다발과 같다면’
그런 노래가 있단다. Erich Kunz 라는
바리톤 아저씨가 부르는 노래인데
이 세상이 꽃다발과 같다면 천국이 따로 없다는
그런 내용의 가사란다.

그거 맞는 말이잖아.
이 세상이 하나의 꽃다발과 같다면
그리하여 서로를 아끼고 사랑하는
한 송이 꽃이 될 수 있다면
그게 바로 천국인 거지.

그러나 이 세상이 정말 하나의 꽃다발이라면
그런 노래는 나오지 않았겠지?
이미 꽃다발인데, 꽃다발과 같다면…이라는
가정법이 더 이상 필요하지 않았을 테니까.

사랑하는 아들아
네 마음에 드는 사람만 있다면
그건 이 세상이 아니란다. 천국이란다.
우린 지금 천국이 아닌, 이 세상에 살고 있는 거란다.
그러니 맘에 드는 사람도 있고
안 드는 사람도 있는 거란다.

사람의 인연이라는 것이
좋아도 떨어져 살아야 하는 경우도 있고
미워도 함께 살아야 하는 경우도 있고
애타게 그리워하면서도
한평생 만나지 못하는 사람도 있는 거란다.

한 다발의 꽃묶음 속에도
시든 꽃 한 송이 섞여 있듯이
너와 내가 함께 하는 이 세상에도
고운 사람 속에 미운 사람이 있는 게 당연한 거란다.

네 눈에 곱지 않은 사람에게도 눈길을 건네는 것
그것이 한 송이 꽃과 같은 마음이란다.
세상이 꽃다발이 될 수 없을지라도
우리 마음만은 한 송이 꽃이 될 수 있는 거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