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아침 9시 30분 나하고 집사람은 고교동창 친구들 2명의 부부와 함께
만나 총 6명이서 지리산 바래봉의 철쭉을 보기위해 출발했다.
해발 470미터의 여원재를 넘어 남원 시내에서 출발한지 25분만에 등산로 입
구에 도착하여 바래봉 주 등산로가 아닌 운봉읍 산덕리 뒤쪽 임도를 이용해
서 바래봉으로 가는 코스를 택하여 걸었다. 계곡 옆 등산로를 따라 물소리도
들으면서 울창하게 우거진 5월의 아름다운 연록의 숲 속을 걷고 있을 때 여
기저기서 산새들이 쉬임없이 노래를 불러주니 우리 일행의 발걸음은 더욱 가
벼웠다.

도중에 잠깐 한번 쉬고 계속 걸었더니 1시간 10분 만에 바래봉 철쭉 군락지
능선에 도착을 하였고 아주 더 많은 곳을 향하여 정령치 방향에서 바래봉 방
향으로 약 15분을 더 가서 최고로 많이 자생하고 있는 위치에 가서 우리는 발
걸음을 멈췄다. 그곳에는 여기저기에 진분홍 철쭉과 연분홍 철쭉이 활짝 꽃을
피워 환하게 웃고 있었다.

초겨울 바람처럼 제법 차가운 바람이 차단되는 나와 키 재기를 할 정도로 큰
철쭉나무가 둘러싸여 있는 공간으로 가서 준비해간 음식들로 점심을 해결했
다. 우리 집에서는 그동안 김밥만을 가지고 다녔더니 팍팍하고 질리고 해서
오늘은 맨밥에 김치, 멸치조림, 도라지무침, 상치와 된장 등으로 가지고 가서
상치 쌈도 싸먹고 해봤더니 훨씬 개운하고 맛이 있어서 다음에도 산에 갈 때
에는 계속 그렇게 준비하여 가기로 했다. 다른 한 친구는 약밥을, 또 한 친구
네 집에서는 김밥을 준비해가지고 와서 멀리 보이는 지리산 천왕봉과 동서로
펼쳐진 주능선을 바라보면서 참 맛있고 즐거운 점심시간을 가졌다.

이른 시간인 11시 30경부터 시작한 식사를 여유 있게 끝내고 12시가 넘은 시
간이 되어 자리에서 일어나 보니 주변 등산로에는 우리가 처음 도착했을 때
보다 2배 이상 등산객들이 많아져 철쭉꽃들과 울긋불긋한 사람들의 행렬이 어
우러져 모두가 꽃처럼 아름답게 보였다. 꽃이 활짝 피었으면 능선 길을 따라서
바래봉까지 계속 걸으려고 했지만  아직 30% 정도만 핀 상태여서 우리 일행들
은 가까운 곳에 사니까 다음주 일요일에 또 바래봉을 찾기로 하고 아쉬운 발걸
음을 돌려 하산을 했다.  

산을 다 내려와 차를 운전하고 바래봉 입구 도로를 빠져 나오는데 전국에서 찾
아온 관광차량과 승용차량 들이 바래봉 입구 주변도로 한쪽 차선은 모두가 주
차장으로 변해있고, 인근 학교 운동장에까지 수천대의 관광차량들로 완전히 가
득 메워져 있어 지금까지 바래봉에 찾아온 관광객들이 가장 많은 날이었을 것
같은 생각에 놀라움을 감출 수 없었다. 약 3만명 이상은 찾았을 것 같았다.
건강을 생각하고, 여가를 즐기고, 행복한 시간을 가지려는 사람들이 그렇게 많
다는 사실이다. 나도 그 바람을 타고 물결에 휩싸인 즐거운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