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그 고운 영혼의 축제/고은영


 


 



저 찬란한 가을의 몸빛
가슴과 가슴으로 나눌
위로가 고픈 날은
고운 사연으로 시린 속사람,
여물어 불 밝힌 은혜의 소망
깊은 샘 맑은 강으로
이름없는 그리움을 노저어 가자!


이정표 없는 작은 간이역
길섶마다 허리 꺾인 작은 풀조차
살랑살랑 단풍으로 흐느적댄다.


가슴이 따뜻한 사람들
사랑 일어 영혼의 초롱불 켜고
밤에는 풀벌레 소리도
물기에 젖어 하늘과 땅과
바람을 노래하느니


가을 감성 그 위에 흩뿌려진
축제의 노래로 출렁이는 날들
가난한 영혼마저도
내 임의 귀한 사랑이라


온몸 바람부는 마음의 깃
가을에는,
밤 하늘 수많은 별을 헤아려
기도하는 감사가 넘치게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