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그대를 사랑 하므로/용혜원


무너지지 않을 성벽처럼
단단한 그대 마을을 어쩌지 못해
가슴만 치며 그리워 했습니다

두 눈 가득히 눈물로 채웠던 나날들
사랑이 터무니없는
욕심이 아니라는 것을 알기에
뒷걸음만 치는 그대를
떠나 보낼 수 없는 안타까움에
목청만 돋구어 그대의 이름을 부르며
발만 동동 굴렀습니다

맨 가슴에 마른 장작 타듯이
불타는 내 마음을 올올이 뽑아내어
사랑을 표현하고만 싶었습니다

사랑스러운 그대를
숨막히도록 입 맞추며 몸 비비며
껴안을 수만 있다면
넘치는 사랑의 기쁨을 나눌 수 있을 것입니다

내 사랑은 시냇물 같아
발목만 적시는 사랑이 아니라
내 사랑은 바다와 같아
온몸을 흠뻑 적셔도 좋습니다
이 순간 그대를 그리워하므로
힘겹기만 한 삶이지만
버티며 기다릴 수 있습니다

나 그대를 사랑 하므로...


-시집 "둘이 만드는 단 하나의 사랑"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