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비꽃 편지


    제비꽃이 하도 예쁘게 피었기에
    화분에 담아 한번 키워보려고 했지요
    뿌리가 아프지 않게 조심조심 삽으로 떠다가
    물도 듬뿍 주고 창틀에 놓았지요
    그 가는 허리로 버티기 힘들었을까요
    세상이 무거워서요
    한 시간이 못 되어 시드는 것이었지요
    나는 금세 실망하고 말았지만
    가만 생각해보니 그럴 것도 없었지요
    시들 때는 시들 줄 알아야 꽃인 것이지요
    그래서
    좋다
    시들어라, 하고 그대로 두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