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릉 가는 길 / 민영


이제 우리는
어디로 가야 할 지를 정해야 한다.
가까운 길이 있고 먼뎃길이 있다.
어디로 가든 처마끝에
등불 달린 주막은 하나지만
가는 사람에 따라서 길은
다른 경관을 보여준다


보아라 길손이여,
길은 고달프고 골짜기보다 험하다.
눈 덮힌 산정에는 안개 속에 벼랑이
어둠이 깔린 숲에서는
성깔 거친 짐승들이 울고 있다.
길은 어느 곳이나 위험 천만
길 잃은 그대여 어디로 가려 하느냐?


그럼에도 나는 권한다.
두 다리에 힘 주고 걸어가라고
두 눈 똑바로 뜨고 찾아가라고
길은 두려움 모르는 자를 두려워한다고
가다 보면 새로운 길이 열릴 거라고.


...... 한데, 어디에 있지?
지도에도 없는 꽃밭
무릉(武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