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는 날 창가에 기대어



                                         이채
 
비오는 날 창을 열고
쓸쓸한 마음 기대고 섰으면
창밖의 나뭇잎 끝에
동그랗게 매달린 빗방울 하나 만납니다
 
금방이라도 떨어져 부서질듯
온몸을 지탱하고 매달린 빗방울
어쩌면 나를 닮았는지
잠시 그 모습 애처로워 한참을 바라봅니다
 
마지막 잎새의 아픔처럼
매달린 빗방울의 처연함
부서지면 종말을 고할 빗물의 알갱이가
젖은 파편이 되어 알알이 가슴에 부딪힙니다
 
비오는 날 창을 열고
젖은 그리움 기대고 섰으면
창밖의 나뭇가지에 걸터앉은 추억
방울 방울 그리움으로 맺혀 빗물로 흐릅니다
 
간격도 없이 다가서는
그대 향한 그리움 더 그리움
흐린 추억속으로 하염없이 흐르는
빗물에 젖은 그리움이 창을 타고 내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