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하늘을 보자/유승희


삶이
고달파 울고 싶을 때

이제는
두 번 다시 볼 수 없는
얼굴들이 보고 싶을 때

어릴 적
소꿉동무 지금은 어디 메서
무얼 하고 살고 있을까 궁금할 때

가슴 속 똬리 틀고 있는
알 수 없는 그리움 하나
언제 만나지려나 기다려질 때

문득문득
내 생애 알고 지냈던
사람들의 모습이 떠오를 때

행여,
쓸데없는 허욕을 부리며
과한 욕망의 사슬에
나를 묶어 두지는 않았는지
하는 생각이 들어갈 때

너무 이기적으로
내 안의 것들만 챙기느라
주변을 돌아보지 않았나 반성을 하면서

그래, 가끔은
빨간 잠자리 높이 날고
뭉게구름 둥실 떠가는
눈부시도록 맑고 높은
가을 하늘을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