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마지막 애상(哀像)

그리움이라
네가 보이지 않는 걸까
설움에 지운 세월이라
모른 채 하는 걸까

마음대로 뻗은
참나무 마지막 가지에서
도토리 후두둑이며 구르는데
아주 작게만 투영되던 잔재
이내 한 얼굴은
실핏줄 결마저 지워 간다

매케한 갈색향은
너의 입내음인 냥 가까우라
그래도 손짓만 하고

잊고 있던
오랜 기억의 시간 꺼내어
널 바라면

먼 구름된 마음은
푸른 심줄 가득한
너의 팔뚝에 심어 진다

가을아
이토록 애상에
오래 젖게 하지 마렴

어쩌면
아직 너로
보내지 못하는 나의 두려움
뒷짐 지려 목 놓으려는데

꾹꾹 눌러 담은 보고픔
밟고 밟아 두련다

한 결 두 결 채워
널 넣고 저을 날 그저 헤이며
오늘도 벽돌담만 올린다

글/冬木 지소영
 
♪ 가을의 마지막 애상(哀像) - 낭송 고은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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