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랑은 잔인합니다


이글거리는 눈동자로 영혼을 불사르며
느낌이 통하는 마음의 호수가에 앉아
까만 밤을 밝히며 별을 노래하던
지난 순간들이 헤어지고 난 후엔
못 견디게 서럽습니다

아무도 없는 황량한 거리 부는 바람에
등 떠밀려 을씨년스럽게 나뒹구는
우리들의 옛 발자국 피기도 전에 시들어 버린
꽃다운 그 이야기가 미칠 듯이 허망하여
왈칵 눈물이 치솟네요

행여, 돌아올까
가느다란 바램으로 목을 길게 늘어트리고
빌어보지만 한 번 가면 돌아올 줄 모르는 것이
사랑이기에 사랑은 잔인합니다

피 흘려 싸우다가 하나밖에 없는 목숨을 내 놓고
처절하게 젊음을 마감한 병사처럼
사랑이 할퀴고 간 자리엔
눈물과 한 숨 함께 울고 웃던
회한의 넋들이 어지럽게 춤을 춥니다

詩/이 강석


♪ 사랑은 잔인합니다 - 낭송 고은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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