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이 두려운 날

삶이 두려운 날
당신을 부릅니다
태초에 내 살던 그곳을
우러러 바라봅니다

잠시 쉬러 온 인계의 세상
어쩌다 무거운 업보의 짐 끌고 와
이토록 꼬인 매듭만 풀고 있는지

어느 날 삶을 가르며
달려오는 아픔들이
절망의 거미줄로 엉켜올 때
생사를 지휘하는 운명 앞에
썩어가는 한 덩이 눈물로 쏟아냅니다

늘 그렇게 버거운 사람
연등 품어 안은 가슴
당신 앞에 두 손 모으는 날

빛을 향한 메아리가
숙명의 길가에 뿌려진 어둠
걷어내는 노고를 하게 하소서

글/이설영

♪ 삶이 두려운 날 - 낭송 고은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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