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내리네요 / 안희선




차라리,



내가 초라한 꿈이 되기 위해

그대를 비켜가려 하면 할 수록,

내가 도달하는 곳은 언제나

그대라는 막막한 창(窓)이죠



오늘도, 내 비겁한 사랑은

못난 가슴앓이의 눈물만 만들죠

고작, 나의 불운함이나 말하려고



비가 내리네요



그대는 사랑한다, 는 말로 부터

점점 멀어지기만 하는데



그대라는 비가 내리네요



이제, 그대로 부터 마땅히

나를 가릴만한 우산도 없는데



낭송 김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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