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중한 사랑/詩.박해옥
시낭송/고은하
이토록 바람차고 눈비 시린 세상에서
단 한사람
애중히 사랑하는 이 제게 있습니다
기린처럼 길어진 목은 제 탓입니다
봉분(封墳)뿐인 당신 꿈도 제 탓입니다
그토록 아픈 슬픔 만들어 내던
지난했던 삶의 숱한 옹이들
몇 마디 슬픈 소리로
잡초나 키울 뿐
슬기롭지 못함도 보듬어 주던.....
당신 곁에서만은
가지런한 호흡으로 잠들 수 있기에
영원토록 당신의 사슬로 묶어주신다면
나는 한 떨기
무명 꽃이라도 섧지 않아
오래도록 곱게 흔들리고 싶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