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갑내기 첫 사랑

하늘이 웃고
땅이 웃고
푸른 바다는 휜 거품을 토해내며
우리의 밀어를 질투했는데
스산한 가을바람따라
혹한의 추위는 우리의 사랑을 시기하며
시베리아벌판 한 가운데 서 있었지

긴 8년의 아름다운 밀어는
많은 추억만 남긴 채
아물지 않는 상처투성이의 몸뚱이만 안고
돌아 올 수 없는 강을 건너고 말았네

동갑내기의 첫 사랑은
이루어 질 수 없는 사랑이라고 했던가

미처 사랑도 알기전에
이별이란 생소한 단어 앞에
부둥켜안은 두 눈망울속엔
폭포처럼 물 줄기만 흘러내렸지

아쉬움의 시간들
회한과 고통의 시간들 속을
새기 손가락걸며 약속했던
금빛 모래사장에 고이 간직하며
중년의 고독한 겨울은
어김없이 찾아든다

글/박동연

♪ 동갑내기 첫 사랑 - 낭송 고은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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