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이라고 그리움을 모르겠습니까

햇살 고운 아침에 
오후의 쓸쓸한 바람을 알지 못했고 
준비없이 나선 길에서 
비를 만날 줄 몰랐다면 
이것이 곧 인생이 아니겠습니까 

한줄기 실바람에도 
홀로 앉은 마음이 불어대고 
소리없는 가랑비에 
빗장 지른 가슴까지 젖었다면 
이것이 곧 사랑이 아니겠습니까 

많은 것들이 스쳐가고 
잊을 만치 지나온 여정에서 
저 강물에 던져 버린 추억들이 
아쉬움에 또 다시 출렁일 때 
중년이라고 그리움을 모르겠습니까 
           
흐르는 달빛 따라 돌아 오는 길에 
가슴 아팠던 눈물 
길가 모퉁이 아무렇게나 
굴러 다니는 돌뿌리를 적시고 
불현듯 걸음을 세울 때 
중년의 가슴에도 눈물이 고입니다 

삶은 저만치 앞질러 가는데 
중년은 아직도 아침에 서서 
석양에 걸린 노을이 붉게 타는 이유 
그 이유로 하여 가슴이 뜨겁습니다

글/이 채

♪ 중년이라고 그리움을 모르겠습니까 - 낭송 고은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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