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물은 울지 않았다

저물녘 강물은 울지 않았다

까만 이빨 사이로
하얀 물거품 토해내면서도
소리 내어 울지 않았다

고요에 기대앉아
넋 나간 외로운 사슴처럼 그저
바다만을 꿈꾸며 흐르다가

명치끝 아려오는
물안개의 살풀이 춤사위에
젖은 가슴은 더 깊은 외로움 속으로
빠져들어 갔다

어둠 속으로
점점 깊이 빠져들어 간 강물
밤이 깊어지자 이유도 없이 그만
참았던 눈물을 쏟아낸다

삼경이 지난 하얀 밤
어둠의 끝자락에 서서 강물은
안으로만 삼키던 눈물을 쏟아내더니
결국 소리 내어 운다

깊은 밤이면
왜, 강물이 서러이 우는지
나는 알지 못했다

글/윤예주

♪ 강물은 울지 않았다 - 낭송 고은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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