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쓰면서 눈물흘리던 날에 / 이강석 낭송:고은하    


어떤 날은 글을 쓰면서
자꾸만 눈물이 흐르려고 한다
까닭 모를 슬픔으로 울적한 마음 
달랠 길 없을 땐 조용히 음악을 듣는다

마음에 꽃송이를 띄워주고
지친 삶을 시원스럽게 등 두들겨주는
음악은 누가 만들었을까
일렁이는 파도처럼 흐느끼던 마음도
음악이 함께 하면 잔잔한 호수가 되고
그 호수 위로 조각조각 눈부신 달이 부서진다

왠지 모를 슬픔이 뼈속 깊이 스며 들어와
얼굴을 떨구고 울고 싶었던 날엔 음악을 듣는다
흐르는 음악에 영혼을 맡기면
몸은 흐물흐물 하늘을 날아간다

우린 모두가 자기 테두리 안에 갇힌 들짐승 같은 것,
자유, 자유, 자유,
언제 우리에게 사랑할 자유가 있었던가
주어진 오늘이 어제처럼 또 그렇게 저무는데
무엇을 위해  힘든 하루를 보냈는지도 모르면서
그냥 내 안의 굴레에서
푸른 날개 짓을 펼쳐야 한다

아무도 봐주지 않고
아무도 기억해 주지 않는데도
푸른 초원을 달리며 대지를 마시던
지난 추억을 회억해 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