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의 자명고

서울은 거대한 마취실
상경 십년만에 어찌된 셈인지
내 마음의 자명고
조그만 슬픔에도 맹렬히 울던 내 양심의 자명고
이젠 우는 법마져 까맣게 잊고
깊은 잠속에 떨어저 버렸네

서울은 환각의 스크린
아침 저녁으로 꿈으로 발을 만드는 비감만 상영되고
확실히 보이는 것도
그리움도 꿈도없이
시퍼런 정신마져 갖히어
비몽사몽 흔들리고 있네...
자꾸 자꾸 무너지고 있네

내 찢어진 마음의 자명고
양심의 자명고
그것을 키워줄 분은 오직 하분뿐이니
내마음의 자명고 둥둥둥 울릴 그날을 위해
오늘 밥 말아 먹고 있음을 사랑하리
보이지 않는 꿈을 사랑하리
마취 당하지 않는 하느님 말씀으로 살아가리...

글/박석수

♪ 내 마음의 자명고 - 낭송 김미숙
profi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