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에는 기차를 타고

                   詩:김춘경
    (낭송: 김춘경)









    또 가을이 왔습니다
    지난 가을엔 깨우지 못했던


    영혼의 종소리를 들으며
    혼자서 기차 여행을 하고 싶었습니다



    삶의 조각들이 차창에서 신음을 하며
    두 눈에 부딪혀 와도
    그 가을이 아름다울 꺼라 생각했습니다


    고단했던 마음들을 달래며 그렇게
    달리는 기차에 부서지는
    그리움들을 싣고 싶었습니다



    올 가을에도 가슴 시린 이 하나
    곁에 없다 해도


    애틋한 영혼 소리를 담은
    혼자만의 기차여행을 하고 싶습니다



    뿜어낼 모양없는 사연들
    검은 연기로 날리며 내달리는 길


    뒤돌아 보면 너무 빨라
    아무 것도 잡히지는 않겠지만


    갈 길이 아득해 종착역은 몰라도
    기쁜 마음으로 갈 것입니다






    세상에 태어난 것을 감사하며
    하루를 기대어 왔던


    지나간 날들이 차창에 어리면
    반갑게 웃어 줄 것입니다


    길가의 코스모스와 들꽃들의 미소,
    사랑하는 사람들,


    차창에 미끄러지는
    바람의 소리를 사랑하겠습니다



    또 가을이 왔습니다
    또 어쩌면 고단한 날이
    소리없이 찾아 올지도 모릅니다


    그런 날, 그런 날이 오거든
    나는 혼자서 기차를 타고


    하염없이 달려갈 것입니다
    영혼이 숨쉬는 기차를 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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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작교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5-10-23 2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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