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공탄 ...




조심 조심 양손에 구공탄 들고 허리도 못펴고 살금살금 걷는다.
찬바람 저녁 길에 구공탄 두개 ..


시장 골목안 대장간 ...





충청도와 전라도 강원도와 경상도에서
고향을 버린 사람들 모두 여기 왔구나 ...



엿장수 할아버지 ...





찰가닥 찰가닥 엿장수 할아버지 찰가닥 찰가닥 마을 아이 모여놓고
찰가닥 찰가닥 엿을 팔지요. 매미들은 자안 울어댑니다 ..


여름날 오후 ...





식구들이 모두 모이면 수박 잔치가 벌어지곤 했지요.
여러 식구들이 그런대로 푸짐하게 먹을 수 있도록 큰 양푼에 설탕을 넣고
숟가락으로 수박을 숭숭 떼어넣고 동네 얼음집에서 금방 사온 얼음을
바늘과 망치로 폭폭 깨어 넣어 시원한 화채를 만들어 먹었답니다..


도시락 ...





보자기 풀어 양은 도시락 열고 젓가락으로 떼어 먹는 보리밥 한 덩어리
어느새 절반을 먹으면 둘이는 서로 미안해 합니다.

괜찮습니다.

껄끄러운 그 밥 나누어 먹고도 우리는 미루나무 큰 키로 자랐습니다 ..





시끌벅적 쉬는 시간 교실에 책상은 삐뚤삐뚤.
난로위에 포개어 놓은 양은 도시락은 지글지글.
가운데 금 그어놓고 넘어오지마 하고 큰 소리치는 여자 아이와 티격태격..


밤중에 ...





달달달 ....
어머니가 돌리는 미싱 소리 들으며 저는 먼저 잡니다.
책 덮어 놓고 어머니도 어서 주무세요 .네 ..?





자다가 깨어보면 달달달 그 소리.어머니는 혼자서 밤이 깊도록
잠 안자고 삵 바느질 하고 계셔요 ...





돌리던 미싱을 멈추고 "왜 잠 깼니" 어서 자거라 ...





어머니가 덮어주는 이불속에서 고마우신 그 말씀 생각하면서
잠들면 꿈 속에도 들려 옵니다 ...





"왜 잠 깼니.? 어서 자거라 .어서 자거라 .... "


울 엄마 젖 ...





울 엄마 젖 속에는 젖도 많아요.울 언니도 실컷 먹고 자랐고
울 모빠도 실컷 먹고 자랐고 내가 실컷 먹고 자랐고
그리고 울 애기도 먹고 자라니 정말 엄마 젖엔 젖도 많아요 ..


엄마손은 약손 ...





엄마 손은 약손. 아픈데를 만져주면 대번 낫지요.
엄마 손은 저울손.노나 준 걸 대보면 똑같지요.
엄마 손은 잠손. 또닥또닥 두드려 주면 잠이 오지요 ..



어머니 ...





할아버지 사셨을 적부터 어머니는 광주리 하나로 살림을 맡았습니다.
설움으로 일크러진 머리를 손 빗으로 가다듬으며 살림의 틀을 야무지게
짜냈습니다 .

봄 여름은 푸성귀로 광주리를 채우고 가을 겨울엔 과일로
광주리를 채우셨습니다 ..




그러나
어머님은 그 솥껍질 같은 손으로 광주리 한 구석에
내가 기둥나무로 자라기 바라는 기도를 꼭 담곤 했습니다.

이제 내가 이만큼 자랐는데도 오늘 아침 어머님은
내 기도가 담긴 광주리를 이고 사립문을 나섰습니다 ..



등목 ...




여름날 가장 기분 좋을 때는 엄마가 우물가에서 한바탕 등목을 시켜
주실 때 였답니다..





두레박으로 퍼 올린 차가운 물줄기가 등허리로 쏟아질 때는
아무리 더운 날이라도 짜르르 소름이 끼치곤 했지요.

올망졸망 차례를 기다리는 동안에 여러번 마음의 준비를 하고
조금후의 차가운 물 세례를 대비히면서 엎드렸었지요 .

엄마의 시원한 손길을 기다리면서 ...


신문팔이 ...





저무는 한 길에 맨발로 달리는 신문팔이 아이.
매서운 겨울 바람 뒤쫓아 달립니다.

"신문 신문 신문 삽쇼"





아이가 소리지르면 바람도 소리칩니다 .
춥지 않습니다.배도 고프지 않습니다.싸움이 끝나는 날 일선 가신 아버지가,
돌아오실때가지 그 아이는 견디는 아이입니다 ..


물지게 ...




수도는 동네에 하나밖에 없습니다 . 그 공동 수도 앞에는 물동이를 길게
줄지어 서서 차레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

물동이의 출렁거림과 발걸음의 박자를 맞추지 못하면 그 아까눈 물이 쏟아졌고
아랫도리며 신발이 물에 젖곤 했습니다 ...



시장안 풍경 ...





어머니는 조그만 생선 좌판을 차려놓고 손님을 기다립니다.
밑천이 없어 생선 종류는 달랑 두 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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