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양(夕陽)   
                 
           
태양이 그대의 님 처럼
사라질 무렵에
누가 하늘에다 토해놓은
아픈 상흔일까?

불타는 노여움으로
내려앉는 석양
그곳에 파묻힌 고운 빛깔
구름 틈새로 붉은 환영은

한 노인의 마음을 삼키고
흰 구름 속으로 떠나려는가?
피맺힌 절규와 한(恨)이 서린

인생의 먹구름
검버섯과 주름살만
바람처럼 황혼이 저무는

검은 모래 언덕의 바닷가 훈풍은
비릿하고 짠 소금 냄새만
지난 새월 속에 가득히 휘날리네.

    시인 김효태 시집에서 퍼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