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태준

아침의 시

 

 

아침

 

새떼가 우르르 내려 앉았다

 

키가 작은 나무였다

 

열매를 쪼고 똥을 누기도 했다

 

새떼가 몇 발짝 떨어진 나무에서 옮겨가자

 

나무 상자로밖에 여겨지지 않던 나무가

 

누군가 들고가는 양동이의 물처럼

 

한번 또 한번 출렁했다

 

서 있던 나도 네 모서리가 한번 출렁했다

 

출렁 출렁하는  한 양동이의 물

 

아직은 이 좋은 징조를 갖고 있다

 

 

                                문태준[197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