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 넘어 비 오는 밤


나직하게 부르듯

근심같이 가늘게 흐느끼는 소리

누군가 하여 창문을 열어보니

비가 옵니다


어젯밤은 반쯤 이즈러진 상현달이

적요 그 넘어에서

날 찾아와 울먹이더니

알 길 없는 기다림만

창가에 남겨 두었습니다


비가 옵니다

낯익은 얼굴이 없어 낯 설은

누군가 올 이도 없는 창가에

막연한 기다림이 홀로 젖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