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송 / 김지란

바위 산 병풍삼아
의연한 기개
천년을 푸르고도
늘 그 빛인데
행인의 시선에 저리 물들었을까

솔바람 일렁일 적
소리 없는 부름
천지를 물들여도
아는 듯 모르는 듯
무심한 중생이여

억겁을 지나고도
애달프게 부르는
혼자만의 연가로
늘어진 가지 끝에
절절한 그리움
매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