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진

어떡하지요
당신을 사랑할 것 같습니다


종일 주변에서 서성이며 휘둘리는
그림자 같은 사랑을 아시나요


첫 눈에 알아봤지요
운명처럼 다가 온 사람이란 것을


그대 내게로 오세요
넉넉히 빛 고운 하늘이
물색 투명한 바다가
우리를 부르고 있어요


내 목소리의 한 음이 높아집니다
그대 사랑으로 인해
둥실 부푼 영혼
하늘로, 하늘로 올라갑니다

 

늘 지나고 나면 후회뿐인 실수투성이
고운 말도 건네지 못하고
대답 없는 산자락 너머
아득한 기억으로 돌아왔습니다


당신의 주위엔
밝히는 불빛이 너무 많군요


함께 누릴 자리가 없어요
두근거리는 심장은 말합니다
사무치는 그리움은
흐르는 눈물로도 견디기 힘들다고

 

새벽 여울지는 사랑결 무늬
잔잔한 파문이 일다가
소용돌이치는 회오리바람처럼
숨 가쁘게 흘러가는데


오늘도 고백하지 못하고
헛되이 보낸 하루


붉은 노을 가득 발그레한 볼 붉히며
하늘은 마치 꾸짖는 것 같습니다

 

외사랑인 듯 처연한 얼굴이
나를 그늘지게 합니다

여전히 침묵하는 사람
나의님이시여


이별을 노래하지 마세요
우리에게 안녕은 없답니다
오늘도 전전긍긍
백야를 보내고도 은사시나무
현기증 일 듯 부른 이름
목청껏 또 부릅니다


어떡하지요
당신을 사랑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