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현 

가을이 타는 강



/시현



가을이 타는 강을 바라보아라.

마를데로 말라붙어 아득히 먼 곳으로

혼자서 걸어가는 쓸쓸한 길,

강바닥에 서러움이 타고 있구나.



흐를 듯 멈출 듯 갯벌로 뻗은 길을 따라

그리움은 썰물처럼 빠져 나가고

고요하여 서러운 휴식의 시간 속에서

노을도 붉어진 핏빛을 서럽게 태운다.



익어간다는 것, 성숙해진다는 것으로

타버린 재속에서 지난날을 노래하고

언제나 두 손을 부비며 가져보지 못한

욕심들을 송두리째 비워내고 있다.



가을이 타는 강에 떠나고 돌아오는 것이

必然처럼 이루어지고 아파야 하리.

부는 바람에 노을소리는 맑게 퍼지고

너와 나는 외로움 속에 붙들려 있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