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소향

가지마다

붉게 익어 터져버린

슬픔이어도 좋습니다

긴 세월의 입김에

허리 휘청한 나무 밑 둥처럼

하얗게 말라붙은

눈물이어도 좋습니다


마지막 과일에

미련처럼 남은 단맛을

당신의 시간 안에 내려놓으시고

떠나는 길목마다

간간이 남아있는 정 한 줄

여기 마자 남겨 놓으십시요


돌아보면

어딘들 미련 없을까마는

이별의 시간 늦추듯

나즉이 숨 고르는 속살에

한 입 한 입 베어 문

철 못 든 웃음까지도 당신 몫인 걸요


아....

손 뗄 수 없을 만큼

깊어진 혹독한 연민

아무도 모르게 쏟아지는 그 햇살은

나에게 치뤄 주신 한 잎 사랑의 품삯

당신이 주신 기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