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우

 

     - 사랑이 와서 그대여

 

   내속에서 그대가 태어나고 싶어하는 걸

   알았을 때 사랑이 왔어요

   사랑이 늘 환한 것만은 아니어서

   고통이 참하게 톱니 물려 있었지만

   내 속에서 그대가 태어나고 싶어하는 걸

   마음 다해 돕고 싶었을 때 사랑이 왔어요

                          .

                          .

                          .

                          .

   비 지난 뒤 정원의 조붓한 목덜미에

   살풋 오래 앉아 놀던 연꽃그늘 메아리

   한 사람을 위해 복을 지은 뒤

   만 사람과 나누느라 아팠다고 말 하네요

   아파서 환했다고도 말하네요

   무영을 헹구며 우네요 웃네요

   사랑이 와서 그대여 울고 있는 것 모두

   내 속에서 태어나고 싶어한

   그대인 걸 알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