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시화

 

  비 그치고

 

  나는 당신 앞에 선 한 그루

 

  나무이고 싶다.

 

  내 전 생애를 푸르게 푸르게

 

  흔들고 싶다

 

  푸르름이 아주 깊어졌을 때쯤이면

 

  이 세상 모든 새들을 불러 함께

 

  지는 저녁 하늘을 바라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