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광수

비오는 호수 위에

그리움 한 줌 씩  집어

잊어야지 하는 마음 담아 뿌립니다


호수에 떨어져야 할 그리움들이

다시금 되돌아와 가슴에서 흐느낌은

세월이 놓지못한 미련 때문일 겁니다

 

다 잊으라고

이젠 다 잊으라고

비는 하늘을 덮어버립니다


숨죽이고 보고 있던 작은 바람도

보기에 안쓰러웠던지

눈물을 닦아주며 지나갑니다

 

그리움 한 줌 씩 뿌릴 때마다

가슴 한 쪽은 무너져 내리고

아쉬움 들이 그 자리에 들어옵니다


언제 왔는지

물안개가 온몸을 덮으면서

세월이 더 가면 잊힌답니다

 

정말 그럴까요?

그 지남이 벌써 언제인데

돌아서면 그리움이 떠날 줄 알았는데


그러나 아직도 잊지를 못하고

철 오면 피어나는 민들레같이

해마다 때 되면 혼자서 열병을 앓았습니다

 

이젠 그리워 말아야지

호수에 뿌리고 돌아가는 발걸음 먼저

허무함이 앞장서서 갑니다

 

 

배경음악  Margaria Concerto (Adagio) / Ikuko Kawa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