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춘경

그리움
쏟아질 것 같은 새벽하늘에는
지난밤 별들 반짝인 자리 언저리마다
아련히 고여 웃는 꽃같은 사람이 있습니다

오직 세상에 하나 밖에 없는 미소로
찬 공기 가르는 빛줄기 안고
그림자처럼 조용히 다가오는 사람


기억은
밤새 긴 겨울 터널을 지나고
봄은 벌써 내 마음에 찾아 들어
추억을 위한 창가에 한줄기 햇살 드리우는데

먼 곳을 향해
신열을 앓는 몸뚱어리는
끓어오를 수 없는 빈 가슴을 구릅니다


보고픈 사람
그리운 당신이
천상에 한 송이 꽃으로 피어나
어렴풋이 두 눈에 이슬되어 맺혀 오면

비에 젖으면 젖는 대로
바람 불면 부는 대로
씻기지도 마르지도 않는 그대 향기 다가와
감은 눈에 구르는 이슬을 훔칩니다


오늘처럼
하늘이 아름다운 날
그대 향기 몹시도 그리운 날에는

영원히 무너지지 않을 새벽하늘에 올라
다소곳한 자태로 어렴풋이 어렴풋이
그대 곁에 지지 않는 한 송이 꽃으로 피어나렵니다

 

 

 

배경음악  Veinte anos(중독된 고독) / Bebo Vald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