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진

 

  혼자 있는 산 속에

  낯선 사람 몇 다녀갔다.

  바스락거리는 나뭇잎  소리 감춰 놓고

  꿩도 다녀갔다.

 

  적막은 벗이 없어 늘 혼자서 다니지만

  깊은 항아리를 품고 있어

 

  휑, 비어있다.

 

  비어있는 세상 속으로 잠깐

  들어왔다가나가는 이 있다.

  누가  왔다 갔는지도 모르는 사이

  꽃들은 피다 지고

  별들은 어느새 저녁을 준비하고 있다.

 

  다 어디로 갔을까?

  인생의 초저녁엔 이슬 같은 별이 뜬다.